알트코인 매수 전 확인할 5가지 숫자

요즘 알트코인 얘기가 다시 많아졌다. 거래방에서도 비슷하다. 비트코인이 며칠만 횡보하면 바로 다음 순서는 알트라는 말이 나온다. 7년 동안 이 시장을 보면서 느낀 건, 알트코인은 기대감으로 오르지만 숫자로 무너진다는 점이다. 차트가 예뻐 보여도 거래량, 수급, 락업 해제, 거래소 유입량이 맞지 않으면 오래 버티기 어렵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가볍다. 그래서 수익률도 크지만 손실 속도도 빠르다. 특히 시총이 작은 코인은 하루 20% 상승이 어렵지 않은 만큼, 하루 20% 하락도 자연스럽다. 저는 알트코인을 볼 때 먼저 상승 이유보다 빠질 이유를 찾는다. 그게 안 보일 때만 매수 후보에 넣는다.
1. 거래량이 가격보다 먼저 움직였는지 본다
알트코인에서 가장 먼저 보는 숫자는 거래량이다. 가격이 10% 올랐는데 거래량이 평소와 비슷하면 저는 강한 신호로 보지 않는다. 반대로 가격은 3~5%만 움직였는데 거래량이 2배, 3배로 붙으면 그때부터 관심을 둔다. 세력이든 기관이든 개인이든, 누군가 크게 들어오면 흔적은 거래량에 남는다.
특히 원화 거래소나 글로벌 선물 거래소에서 동시에 거래량이 늘어나는지 본다. 한 거래소에서만 튀는 거래량은 이벤트성일 때가 많다. 예를 들어 특정 국내 거래소에서만 급등하고 바이낸스 현물·선물 거래량은 조용하다면, 저는 추격 매수를 거의 하지 않는다. 유동성이 얇은 곳에서 만든 가격은 되돌림도 빠르다.
2. 비트코인 도미넌스와 알트코인 시총을 같이 본다
알트코인을 볼 때 개별 차트만 보면 시야가 좁아진다. 저는 비트코인 도미넌스, 이더리움 흐름, 그리고 비트코인을 제외한 전체 알트코인 시총을 같이 본다. 알트장이 강하게 이어질 때는 보통 비트코인이 급락하지 않으면서 시장 자금이 옆으로 퍼진다. 비트코인이 크게 흔들리는데 알트만 혼자 버티는 구간은 오래 가기 어렵다.
2017년과 2021년 상승장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다. 비트코인이 먼저 시장의 방향을 만들고, 이후 대형 알트, 중형 알트, 저시총 코인 순서로 자금이 번졌다. 그런데 이 순서가 뒤집혀서 저시총 코인부터 과열되면 저는 경계한다. 시장 후반부에는 유동성이 얇은 코인이 더 크게 움직이지만, 그만큼 마지막 매수자가 손실을 떠안는 경우가 많았다.
3. 거래소 유입량은 매도 압력의 힌트다
온체인 데이터에서 자주 보는 건 거래소 입금량이다. 지갑에 있던 코인이 거래소로 많이 들어오면 매도 준비일 가능성이 생긴다. 물론 입금이 곧바로 매도는 아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거래소 유입량이 급증하고, 동시에 현물 호가가 얇아지면 조심해야 한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온체인 해석이 까다롭다. 재단 지갑, 마켓메이커 지갑, 브릿지 지갑, 스테이킹 컨트랙트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단일 지표만 보지 않는다. 거래소 유입량, 대형 지갑 이동, 언락 일정, 선물 미결제약정을 같이 본다. 이 네 가지가 같은 방향으로 위험을 가리키면 차트가 좋아 보여도 포지션을 줄인다.
4. 언락과 공급 증가율을 무시하면 안 된다
알트코인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숫자가 공급이다. 시가총액만 보고 싸다고 판단하면 위험하다. 유통량이 적고 완전 희석 시총이 큰 코인은 가격이 버티기 어렵다. 지금 유통되는 물량은 10%뿐인데 나머지 90%가 팀, 투자자, 생태계 물량으로 잠겨 있다면 앞으로 시장에 나올 매도 압력이 크다.
저는 매수 전에 최소한 다음 3개월 언락 일정을 본다. 한 달 안에 유통량의 5% 이상이 풀리는 코인은 보수적으로 본다. 특히 초기 투자자 단가가 현재가보다 훨씬 낮으면 매도 유인이 강하다. 차트가 눌림목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공급 증가를 가격이 반영하는 과정일 수 있다.
- 유통 시총과 완전 희석 시총 차이가 큰지 확인한다.
- 팀·투자자 물량의 락업 해제 날짜를 본다.
- 월간 인플레이션율이 거래량으로 흡수 가능한 수준인지 계산한다.
- 언락 전후 거래소 입금량이 늘어나는지 비교한다.
5. 선물 지표가 과열이면 현물 매수도 늦출 때가 있다
알트코인은 선물 시장이 붙으면 움직임이 훨씬 거칠어진다. 저는 펀딩비와 미결제약정을 꼭 본다. 가격이 오르는데 미결제약정이 급증하고 펀딩비까지 높아지면 롱 포지션이 많이 쌓였다는 뜻이다. 이런 구간은 작은 하락에도 강제 청산이 연쇄로 나올 수 있다.
반대로 가격이 횡보하거나 조금 빠지는데 미결제약정이 줄고 펀딩비가 안정되면 매도 압력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게 무조건 반등 신호는 아니다. 다만 추격 매수보다 분할 접근이 가능한 구간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가 실제로 보는 간단한 순서
알트코인을 고를 때 저는 먼저 시장 전체 분위기를 보고, 그다음 개별 코인 데이터를 본다. 순서는 대략 이렇다. 비트코인이 급락 중인지 확인한다. 알트 전체 시총이 지지선 위에 있는지 본다. 개별 코인의 거래량이 늘었는지 확인한다. 거래소 유입량과 언락 일정을 체크한다. 선물 과열 여부를 본다.
이 과정에서 하나라도 심하게 안 맞으면 매수를 늦춘다. 기회는 지나가도 괜찮다. 계좌가 크게 깨지면 다음 기회에 들어갈 현금과 판단력이 같이 줄어든다. 알트코인 시장에서는 맞는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 틀렸을 때 작게 틀리는 게 더 중요했다.
알트코인은 수익률보다 생존 확률을 먼저 봐야 한다
솔직히 알트코인은 매력적이다. 비트코인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고, 짧은 기간에 계좌 변화를 크게 만든다. 그런데 그만큼 시장이 방향을 틀 때 가장 먼저 버려지는 자산이기도 하다. 유동성이 빠지면 좋은 프로젝트와 나쁜 프로젝트가 같이 맞는다.
그래서 저는 알트코인을 장기 확신보다 확률 게임으로 본다. 거래량이 붙고, 수급이 들어오고, 공급 부담이 낮고, 선물 과열이 심하지 않을 때만 비중을 준다. 반대로 가격만 오르고 숫자가 따라오지 않으면 그냥 보낸다. 놓친 수익은 아쉽지만, 데이터가 없는 자리에서 잃은 돈은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
